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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빚투'의 시대, 가족간 거래가 위험하다?

현재 국토부는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 비규제지역에서는 6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받고 있어요. 최근 부모가 자식에게 매매자금을 보태주는 식으로 자금거래가 이뤄지는데, 이상 거래로 의심되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최근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행어 중 하나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또는 ‘빚투(빚내서 투자)’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유동성 자금이 막대하게 풀리면서 아파트, 주식 등 이른바 실물자산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불안을 느끼고 이를 좇으려는 20~30대들의 매수 심리까지 가세하면서 ‘패닉바잉(공황매수)’은 또 다른 유행어로 자리 잡고 있다. 당분간 지속될 사회적 현상이란 얘기까지 돈다.


부모한테 빌린 돈, 중여로 볼 수도


세무당국은 이런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목돈이 많지 않은 20~30대의 패닉바잉 뒤에는 석연치 않은 자금거래가 있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 상당수 자산가들이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양도세를 과하게 무느니 증여에 나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매매할 때 자식이 받은 대출을 대환해주는 식으로 증여를 피하면서 자산 취득을 돕고 나선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이에 세무당국에서는 가족 간의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억울한 사례도 속속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실제 자녀에게 자금을 증여한 게 아닌데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따라 증여로 추정돼 증여세 과세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자녀들이 ‘영끌’을 할 때 부모로부터 조달한 자금에 대하여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으려면 부모와 금전소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준비했는데 세무당국이 이를 믿어주지 않았다는 푸념을 쏟아내는 것이다.

상증세법 과세실무는 직계존비속 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추정하여 증여세를 과세하고, 예외적으로 계약서, 확인서, 담보설정, 원리금 상환, 금융거래 내용 등에 의해 실제 자금을 차입한 사실이 확인되면 이를 유효한 차입거래로 보고 과세하지 않는다.

즉, 부모 자식 간의 차입거래가 증여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려면, 통상적인 차입거래와 같이 이자율, 이자지급시기, 원금상환기일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러한 계약서에 따라 이자, 원금 상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증여로 추정되어 증여세가 과세되는데, 실제 과세 사례는 이렇다.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자금을 송금받은 것을 차입이 아닌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한 사건에서 세무당국은 차입계약서상의 금액이 고액임에도 이자율에 대한 약정이 없는 반면에 상환기간은 최장 15년으로 되어 있으며, 자녀들에게 차입 원금을 상환할 만한 능력이 없으므로, 자녀들이 아버지로부터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납세자가 아버지로부터 차입한 자금임을 주장하며 제출한 차용증에 이자율, 이자지급시기, 원금상환기일 등에 관한 내용이 없어 금전대차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아니하고, 납세자가 원금 반환 또는 이자 지급을 않고 있다가 세무조사가 시작된 후에야 수년간 이자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고 그 후로 매월 이자를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하여 해당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매월 납세자의 계좌에서 ‘부모님 용돈’ 명목으로 아버지의 계좌로 일정 금액이 이체되었더라도 정기적으로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출금한 사실이 있다면 이자 지급인지 불분명하고, 자녀 명의로 구입한 자동차의 대금이 아버지 계좌에서 지급된 사실을 고려하면 아버지에게 차입했다고 주장하는 금액을 상환할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부자간 자금거래, 차용증 부실해도 과세


한편, 특수관계자 간 자금거래에 대하여 증여 거래가 아니라 관리 목적의 단순 이체 거래인 경우도 있으나, 과세당국은 금전을 수령한 자의 자금 사용처에 주목해 해당 자금을 수령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을 경우에는 이를 단순 이체 거래가 아닌 증여 거래로 추정하여 과세한다.

이러한 사례들에 따르면 결국 가족 간의 자금 이동을 증여가 아닌 차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차입 거래와 마찬가지로 이자율, 이자지급시기, 원금상환기일 등을 포함한 계약서를 작성해 공증하고, 그러한 계약 내용에 따라 실제로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민경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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