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이르면 9월 말 출범을 앞두며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의 막이 오른 가운데, 업계 선두 카카오뱅크의 시장 우위 굳히기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어요.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전통 금융사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인터넷은행 삼국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요.
4년 만에 제3호 인터넷은행이 나오면서 예상되는 업계 공통점은 ‘중금리대출’. 결론은 비슷한 상품을 어떤 전략으로 판매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플랫폼 측면에서 카카오뱅크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Only Mobile Banking’이다. 케이뱅크가 모바일 앱과 인터넷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한 것과 달리, 토스뱅크가 주식·보험 등 타금융업무를 다루는 기존 앱에 은행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인 것과는 다르게, 출범 초기서부터 ‘모바일 뱅킹’에만 집중했다는 것이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직관적이어서 ‘50대’도 편하다…실적·건전성 안팎으로 폭풍성장
지난 2017년 7월 ‘같지만 다른 은행’을 캐치프레이즈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말 기준 약 165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 모으며 전체 은행 앱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집중을 선택한 만큼, 사용자 중심의 앱 개발에 공을 들였다. 비대면 실명 인증으로 7분 내외로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공인인증서 대신 자체인증서를 탑재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때문에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계좌이체를 할 수 있고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
또 앱 화면을 배치할 때에도 예상가능 한 위치에 서비스를 배열하고, 엄지손가락이 움직이는 범위를 계산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은행 앱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구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실제 올해 1분기엔 장년층인 50대 이상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 전체 이용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5%로 2017년 7월 서비스 이후 최대치다.
사용자가 늘면서 순익도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1140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3년 6개월 만에 1000억원선을 넘었다. 2019년 대비 8.3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152.43% 늘어난 467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 1분기 국내 은행 건전성을 평가한 결과, 카카오뱅크는 씨티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19개 국내 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15.34%로, 은행별로는 ▲씨티은행(19.93%) ▲카카오뱅크(19.85%) ▲하나지주(16.32%) ▲KB지주(16%) ▲신한지주(15.90%) 등 순이었다.
BIS 총자본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핵심지표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과 총자본을 각각 분모와 분자로 계산한 값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핵심은 ‘기술’…역량 고도화 노리고 리스크는 줄인다
이러한 호실적을 이어나가기 위한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기술’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금융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등 카카오뱅크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 인터넷은행 3사가 중금리 시장에서 모두 맞붙는 만큼 신용평가모델 고도화가 관건이어서 기술개발에 관심이 높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촬영과 인식, 영상통화를 통한 고객 인증, 오프라인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동 인식과 심사 평가 프로세스 연결 등 비대면 기술 역량의 고도화를 위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도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자체 개발 기술로 신분증 확인을 하면 인식이 빠르고 정확해 반복적인 촬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오·인식에 따른 고객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머신러닝 방법을 도입해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부족 고객들을 위해 별도의 신용평가모형도 개발했다. 머신러닝 방법을 도입한 새 신용평가모형은 기존보다 세분화된 평가가 가능해 대출 고객에 대한 변별력이 향상되고 대출 고객 범위와 대출가능 금액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모형은 계속해서 추가 개선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엔 휴대폰 소액결제정보와 개인 사업자 매출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반영하고, 장기적으로는 오는 2022년까지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비금융정보를 분석해 신용평가모형에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조4380억원이었던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잔액을 올해 말 3조1982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중금리대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경우 대손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