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rbes Korea

스티브 잡스와 애플 주가의 관계,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대변하는 지표이다. 저명한 언론에서 매년 기업의 주가를 표로 나타내 보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오늘은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애플의 주가는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애플. 최근 5년 동안의 주가 움직임으로 그간의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애플 주식가치




애플의 성공과 위험 요인은 동일했다.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는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애플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냈다. 일반적으로 경영인의 카리스마가 강할수록 기업의 운명이 리더의 신변과 명성에 좌우될 수 있다. 애플도 마찬가지. 애플 주가는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낼 때마다 휘청였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8년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고, 2009년엔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2011년 병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1월 19일 마틴 루터 킹 기념일로 휴장한 뉴욕 증시 외 다른 해외 증시에서 애플 주가가 폭락했다. 독일 증시에서는 전일대비 6.2%나 하락했다. 8월 24일 스티브 잡스가 CEO직에서 물러났다. 이때 애플 주가는 5%이상 급락했다. 잡스가 병가를 낼 때마다 팀 쿡이 경영을 맡았다. 그리고 한 달을 조금 넘긴 10월 5일 잡스는 타계했다.





주가가 처음으로 700달러를 돌파했다. 상장 이후 최고가다. 12일 선보인 아이폰5의 힘이다. ‘혁신성이 없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선주문이 시작된지 하루만에 200만대가 팔렸다. 1초에 23대가 팔린 셈이다. 스티브 잡스 유작으로 통하는 아이폰4S가 세운 기록보다 2배가 많다.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 애플의 주가는 2012년에만 70% 이상 올랐다. 수많은 증권사는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며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두달 뒤 아이패드 미니와 4세대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주가가 크게 폭락해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발동됐다.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2.35% 하락했다. 2012년 9월 아이폰5 발표 직후 애플 주가가 700달러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36% 하락했다. 1월 23일에 발표한 1분기 실적의 영향이 크다. 2013년 1분기(2012년 10월~12월) 매출은 545억 달러, 순이익은 131억 달러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보다 낮다. 순익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충격을 줬다. 


더욱이 2012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780만 대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줄어든 것. 원인 중 하나가 ‘아이폰5’의 할인 판매다. 출시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제품을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에서 기존 가격보다 50달러가량 싸게 팔았다. 넷스케이프 창업자로 유명한 벤처 투자자 마크 안드레센이 해외 여러 언론을 통해 “팀 쿡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낮은 이익률을 감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애플은 주식을 7대 1 비율로 분할하고 자사주 매입 규모를 9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을 두고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종가로 7대 1의 주식분할이 이뤄질 경우 주가는 74.96달러다. 확실한 건 애플이 주주 친화 정책에 나섰다는 점이다. 1분기 배당금도 당초 약속한 주당 3.05달러에서 3.29달러로 올렸다. 


애플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70억 달러어치(약 17조6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애플이 보유한 15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자산이 대부분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데는 인수합병 자금 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18개월 동안 팀 쿡 CEO(사진)는 소셜 미디어 정보 분석업체 톱시랩 등 24개 기업을 사들였다.





9월 20일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3일 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5%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시를 통해 두 가지 소식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우선 신제품이 출시 이후 3일 동안 9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시장 예상치인 500만~700만 대를 웃돌았다. 10월 24일 발표 예정인 4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판매량과 달리 신제품에 대한 전문가들의 실망감은 컸다. 투자전문지 24/7 월스트리트의 칼럼니스트 더글라스 매킨타이어가 쓴 ‘새 아이폰과 함께 잡스의 영혼이 애플을 떠났다’는 칼럼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칼럼에서 그는 “잡스의 영혼이 애플에 거의 2년간 머물렀지만 이번 신제품을 통해 잡스가 남긴 제품 개발 계획이 소진됐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사진 : SimonQ , Janitors